AI로 상세페이지 만드셨다면, 검색엔진 눈엔 빈 페이지입니다
지난달 국내 쇼핑몰 3,035곳을 점검했습니다. 열 곳 중 세 곳(28.6%)은 본문 텍스트가 300자도 안 됐습니다. 설명이 없어서가 아닙니다. 설명은 잔뜩 있는데 전부 이미지 안에 그려져 있어서, 기계가 한 글자도 세지 못한 겁니다. AI 도구로 상세페이지를 만드시는 분이 늘면서 이 숫자는 더 오릅니다.
기계 눈에 보이는 우리 상세페이지
상세페이지 AI 도구가 뽑아주는 건 이미지 한 장입니다. 길고 예쁜 세로 이미지요. 사람 눈에는 완성품입니다.
같은 페이지를 검색엔진은 이렇게 봅니다.
<img src="detail_01.jpg">
<img src="detail_02.jpg">
<img src="detail_03.jpg">
이게 전부입니다. 소재도, 크기도, 세탁 방법도, 배송 안내도 검색엔진에는 존재하지 않는 정보입니다.
도구 잘못은 아닙니다. 상세페이지 도구는 디자인 도구고, 디자인 도구는 보기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게 일입니다. 검색 노출은 애초에 그 도구가 신경 쓰는 문제가 아닙니다. 문제는 거기서 끝내는 쪽입니다.
예전보다 나빠졌습니다
디자이너에게 외주를 주던 시절에는 최소한의 텍스트가 같이 들어갔습니다. 작업 지시서를 쓰다 보면 소재와 사이즈를 글로 정리하게 되니까요.
지금은 이미지 한 장이 5분 만에 나옵니다. 빨라진 만큼 텍스트를 쓰는 단계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.
28.6%라는 숫자는 8월 측정치입니다. 내년에 다시 재면 더 높을 겁니다.
세 가지가 한꺼번에 막힙니다
하나 · 검색에 걸릴 단어가 없습니다
손님이 "강아지 매트 층간소음"으로 검색했을 때 걸리려면 그 말이 글자로 있어야 합니다. 이미지 안에 아무리 크게 써 있어도 검색엔진에는 없는 말입니다.
순위가 낮은 게 아니라 후보에 아예 없습니다.
둘 · AI가 인용할 문장이 없습니다
ChatGPT나 퍼플렉시티가 출처를 다는 방식은 문장을 가져다 쓰는 것입니다. 가져갈 문장이 없으면 후보에 못 듭니다.
이미지를 읽는 AI도 있습니다. 다만 검색 색인 단계에서는 텍스트를 먼저 봅니다. 읽을 수 있느냐와 색인에 들어가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.
셋 · 구조화 데이터로 보완할 수도 없습니다
구조화 데이터는 페이지에 실제로 있는 걸 기계용으로 옮겨 적는 겁니다. 가격도 소재도 글자로 없으면 적을 근거가 없습니다.
없는 걸 적어넣으면 스팸으로 잡힙니다. 그러니 이미지만 있는 페이지는 우회로도 막혀 있습니다.
30초면 확인됩니다
내 페이지가 어느 쪽인지 지금 바로 알 수 있습니다.
- 상세페이지를 브라우저에서 엽니다
Ctrl+F를 누릅니다- 화면에 분명히 보이는 단어를 검색합니다 — 소재명이나 사이즈 같은 것
안 찾아지면 그 글자는 이미지 안에 있습니다. 검색엔진도 똑같이 못 찾습니다.
스마트스토어든 자사몰이든 이 확인은 똑같이 됩니다. 눈에는 보이는데 Ctrl+F로 안 잡히는 글자 — 그게 지금 검색에서 빠져 있는 부분입니다.
AI를 쓰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
오해하실까 봐 적습니다. AI로 상세페이지 만드는 건 합리적입니다. 빠르고, 싸고, 예전 외주보다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. 저라도 그렇게 합니다.
도구가 만들어주는 건 사람이 보는 층입니다. 검색과 AI가 읽는 기계가 보는 층은 아직 비어 있습니다. 두 층은 서로를 대체하지 않습니다.
정리
- 조사 3,035곳 중 28.6%가 본문 300자 미만. 설명이 없어서가 아니라 전부 이미지 안에 있어서입니다
- 검색 노출, AI 인용, 구조화 데이터 — 셋이 한꺼번에 막힙니다
Ctrl+F한 번이면 30초 만에 확인됩니다
고치는 데 이미지를 다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. 위아래로 글자를 얹으면 되고 상품 하나에 20~30분입니다. 순서는 다음 글에 적겠습니다.
문의는 텔레그램으로 받습니다.